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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속 안에는 표현하지 못하는 게 많다. 나의 어린 시절이나 내 아이의 어린시절에도 내 안의 고민과 내 밖에서 나에게 행해지는 일들로 인해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다. 픽사가 기쁨이의 머리색을 피부와 같은 노란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설정한 이유도 점차 기쁨이가 슬픔이란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기쁨이 조차도 라일리를 생각하며 안타까운 감정을 표현할 때 눈물을 흘렸던 것처럼 항상 기쁠 필요도 없고 슬픔도 우리 안의 중요한 감정으로 여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표현하는 5가지의 감정에 대해 알아본다. 

인사이드 아웃

한 아이의 탄생과 함께 감정의 탄생이 시작된다. 앞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기쁨'을 느끼며 천사 같은 미소를 짓는다. '라일리'란 이름을 가진 아이의 첫 번째 기억은 노란색의 기쁨이란 구슬이 되어져 보관된다. 33초 후 울음소리가 들리며 '슬픔'이가 등장한다. 라일리 감정의 본부에는 점점 식구들이 늘어났고 '소심'이도 등장한다. '까칠'이는 라일리를 해로운 것으로부터 지켜주고 '버럭'이는 화나는 걸 참지 못한다. 이런 여러 가지 감정들은 라일리의 내면세계를 풍부하게 만들지만 모든 감정의 리더 격인 기쁨이는 아직 왜 라일리가 슬퍼하는지 답을 알지 못했다. 여러 기억들 중 가장 핵심 기억은 라일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느꼈을 때의 기억이다. 핵심 기억들은 자잘한 구슬이 아닌 섬의 형태로 라일리의 인격을 형성해 가는데 첫 골을 넣은 기억인 하키섬, 엉뚱섬, 우정섬, 정직섬, 가족섬 등이 라일리를 라일리답게 만들어가고 있다. 유난히 추운 미네소타에서 자라고 있는 라일리는 아이스하키를 좋아하는 씩씩한 소녀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하루를 보냈고, 하루의 대부분이 기쁨인 노란색 구슬들은 라일리가 잠들었을 때 파이프를 통해 바깥으로 배출되고 장기 기억소에 보내어지게 된다. 그렇게 잘 살아가던 중 아빠의 직장 문제로 인해 11살 때 집이 팔려서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게 된다. 미네소타의 따스한 집과는 달리 삐걱대고 오래된 집에서 실망하게 된 라일리는 초록색의 구슬로 기억을 채워간다. 부정적인 감정이 들려고 할 때 기쁨이가 재치 있게 하키를 생각해 내며 다시 웃음 짓는 가족이다. 라일리의 기쁨을 자꾸만 파란색의 슬픔이로 만들려는 슬픔이는 핵심기억까지 물들이려 하고, 라일리의 같은 기억 안에서도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는 슬픔이와 기쁨이다. 전학 후 첫 등교를 하는 날, 슬픔이를 잘 교육하며 더 이상 슬픔이가 커지지 않게 부탁한다. 친구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신나게 하던 중 슬픔이가 또 기억을 건드려서 파랗게 되고 결국 미네소타를 그리워하며 눈물짓는다. 슬픔이를 막으려다가 핵심기억까지 다 끊기게 되고 기쁨이와 슬픔이는 감정 본부를 떠나 장기 기억소에 떨어지게 된다. 기쁨이의 부재로 인해 라일리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게 되고 부모님과 싸우게 된다. 핵심 기억인 엉뚱섬과 우정섬이 무너져 내리고, 본부로 돌아가려는 그들 앞에 구슬을 소중하게 담고 있는 라일리의 상상 속 친구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빙봉'이며 라일리가 어릴 적 상상으로 만들어낸 친구이다. 빙봉은 그들을 본부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라일리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상상의 나라에는 그녀가 상상해 온 모든 것이 존재했다. 새로운 하키팀에 들어가려고 연습해 보는 라일리는 핵심 기억이 꺼져있었기에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고 좌절한다. 라일리의 행복을 바라는 버럭이는 라일리의 좋은 기억은 미네소타에 있다고 믿고 계획을 실행한다. 라일리는 미네소타로 가는 버스를 찾고, 엄마의 지갑에 손을 대며 정직섬 마저 무너져 내리고 만다. 부모님께 평소처럼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서는 라일리, 그리고 본부로 향하다가 기억 쓰레기장에 떨어져 버린 기쁨이와 빙봉. 계속해서 좌절되는 일들과 라일리를 기쁨게 해줄 수 없다는 현실 앞에 기쁨이는 눈물짓는다. 기억 구슬에 떨어진 눈물을 닦다가 결승골에 실패해서 좌절하고 있는 라일리를 위로해 주는 부모님과 하키팀을 보며 슬픔이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슬픔이 있기에 위로를 받고 이겨내며 기뻐할 수 있다고.. 다시 용기를 내어 빙봉의 로켓을 타고 올라오는 데 성공한다. 집을 떠난 라일리를 보며 본부에선 이것이 최악의 선택이었음을 깨닫고 라일리의 마음을 돌리려 한다. 기쁨이와 슬픔이도 본부로 다시 돌아오게 되고, 슬픔이를 이용해 라일리가 집에 돌아올 수 있게 한다. 핵심 구슬들을 슬픔이에게 건네주며 라일리의 슬픈 감정 또한 소중한 감정이며 그 슬픔으로 인해 부모님과 화해한다. 방황하며 느낀 모든 감정들이 모여 이제껏 보지 못한 색깔의 핵심 구슬을 만들어 냈고, 풍부한 감정과 색의 성격섬이 만들어졌다. 

감정의 의인화 

기쁨은 '별'의 모습을 상징화 한 것으로 라일리가 항상 기쁘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자신과 반대인 슬픔이에겐 더 예민하게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하며 못마땅하게 여긴다. 영화에선 순화해서 나오지만 제작 초기 때는 더 독단적이며 이기적으로 라일리의 감정 리더를 맡았다고 한다.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부도덕적인 일도 할 수 있는 인물이었지만 제작하면서 점점 더 순하게 바뀌었다고 한다. 슬픔이의 디자인 모티브는 '눈물 방울' 모양으로 기쁨이의 모든 감정과 반대되는 캐릭터이다. 초록색의 까칠이는 '브로콜리'가 모티브이며 라일리의 사회성을 담당하고 있다. 초기 디자인 또한 못생긴 브로콜리의 모습이었는데 제작 과정 중 너무 예쁘지 않은 관계로 까칠하지만 예쁜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버럭이는 ''빨간 벽돌'이 모티브이며 공정하지 못한 일을 당한 라일리를 위해 싸워주는 역할이고, 소심이는 우리 몸속의 '신경세포'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으며 겁 많고 소심하지만 누구보다 라일리의 안전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캐릭터이다. 원래 픽사는 26가지의 감정을 담으려고 했으나 너무 이야기가 방대해지고 정신이 없어질 것을 대비에 5가지 감정에 힘을 실었다고 한다. 

영화 안의 심리학적 요소

영화 제작 중 심리학적인 요소가 필요했기에 심리학자인 폴 에크만과 대처 켈트너에게 자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 예로 낮에 활동하며 생긴 기억들이 잠을 자고 나면 장기 기억이 되는 것이나 '억제 방어기제'라는 설정은 라일리가 전학 간 학교 교실에서 떠나온 미네소타를 그리워하며 울 때 기쁨이와 슬픔이가 감정 본부 밖으로 나가게 되는 장면을 나타낸 것이다. 심리학에선 이렇게 큰 충동이나 갈등 상황에선 그것을 의식에서 느끼지 못하도록 의식 밖으로 밀어낸다는 학문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라일리가 엄마 지갑에서 카드를 훔칠 때 정직섬이 무너지는 것 또한 인간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극단적인 생각과 이성이 마비되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슬픔과 기쁨이 너무나 반대되는 감정이지만 슬픔과 기쁨은 공존되어야 한다. 그 슬픔으로 인해 라일리도 기쁨이도 점차 성장하게 되고 5가지 감정 외에 더 많은 감정 안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그 감정을 느끼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슬픈데 슬프다고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 안에 억눌려 있는 감정들은 언젠가는 불안한 요소가 되고 온전히 기뻐하지 못할 것이다. 나의 첫째 아이도 참 눈물도 많고 소심한 아이지만 그와는 반대로 너무나 밝고 기뻐하는 아이이다. 아이의 소심하고 눈물짓는 모습에 답답해했던 나를 반성하고 그 아이의 슬픔과 기쁨, 그 모든 감정에 반응해 주고 이해해 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반성과 다짐을 이 영화를 보면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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